흙길을 걸으며, 흙길의 소리를 듣다
시인 천상병은, ‘촌길’에서 아스팔트로 포장 안 된 길을 좋아한다고, 그 촌길을 걸으면 고대인의 후손이 된다고 했다. 꼭 흙냄새 그윽한 시골길이어야 할까. 굳이 흙길을 걷지 않아도 우리는 누군가의 후손이다. 하지만 아스팔트에선 옛 기억과 정서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. 아스팔트는 우리를 또 다른 공간으로 몰아 붙인다. 아스팔트 위에선 천천히 걸을 수 없다는 듯이. 모처럼 흙길을 밟았다. 발바닥에 전해오는 푹신 푹신한 느낌. 내 걸음에도 여유가 생겼다. 한 걸음, 한 걸음... 그렇게 길이 말하고, 나는 반응했다. 내가 한 건, 그저 천천히 걸었을 뿐. 흙길은 끝이 나고, 여유도 사라졌으나 기억은 아직 남았다. 그 기억마저 사라지기 전에 다시 흙길을 밟아야 겠다. 다시, 천상병의 말처럼 흙길은 영원하나 나의 기억력은 눈에 ...
운명의 존재조차 모르는 인간을 위한 잠언, 오이디푸스 왕
운명이란 정말로 존재할까요. 존재한다면 사람은 어떤 노력을 해도 그 운명을 피할 수 없을까요.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거스르기 보다는 그저 겸손히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. 아마도 운명의 존재를 믿었던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결국 운명을 거스를 수 없음을 알고 가슴 아픈 비극을 남겼을 겁니다. 소포클레스. 고대 그리스 3대 비극 작가 중 한 명. 120여 편의 작품을 썼으나 전하는 것은 겨우 일곱 편뿐. 그러나 그 일곱 편만으로도 소포클레스의 의미는 전혀 작지 않습니다. 소포클레스 덕에 우리는 좀 더 생생하고, 가슴에 와 닿는 오이디푸스 왕을 만날 수 있으니까요. 소포클레스가 없었다면 프로이트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란 말도 어쩌면 없었을 거라고 말한다면 좀 지나친 표현일까요. 우리는 흔히 오이디푸스를 동화 같은 ...
카뮈의 가장 아름다운 책, 결혼.여름
1913년 11월 7일 알베르 카뮈 태어나다... 라고만 적어 놓고 한참을 망설였습니다. ‘결혼.여름’. 카뮈의 책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을 읽었다, 라는 소감은 생생한데, 도대체 이 책에 대해 뭐라고 말해야 할까, 그저 망설여야만 했습니다. 한창 빛나는 이십대에, 하지만 여전히 건강과 경제 사정으로 힘들었을 카뮈가 쓴 이 빛나는 문장들을 다시 글로 담기란 어쩌면 해서는 안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사실 알베르 카뮈 하면 이방인 그리고 시지프 신화 정도가 대표작이긴 합니다만 우리가 잘 모르는 책들이 꽤 있습니다. 물론 이방인과 시지프 신화 정도만 읽어도 카뮈 특유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긴 합니다만, 그것만 본다면 카뮈가 얼마나 가슴 떨리는 문장들을 썼는지 알기 어렵습니다. 교통사고가 나지 않았고 카뮈가 ...
Books
운명의 존재조차 모르는 인간을 위한 잠언, 오이디푸스 왕
운명이란 정말로 존재할까요. 존재한다면 사람은 어떤 노력을 해도 그 운명을 피할 수 없을까요.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거스르기 보다는 그저 겸손히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요. 아마도 운명의 존재를 믿었던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...
[Continue reading: 운명의 존재조차 모르는 인간을 위한 잠언, 오이디푸스 왕]카뮈의 가장 아름다운 책, 결혼.여름
1913년 11월 7일 알베르 카뮈 태어나다… 라고만 적어 놓고 한참을 망설였습니다. ‘결혼.여름’. 카뮈의 책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을 읽었다, 라는 소감은 생생한데, 도대체 이 책에 대해 뭐라고 말해야 할까, 그저 망설여야만 했습니다....
[Continue reading: 카뮈의 가장 아름다운 책, 결혼.여름]메마르고 차가운 것이 세상이라지만 – 소설 쓰는 쥐 퍼민
우리에게 쥐는 좋게 볼 수 없는 동물입니다. 생긴 모양새도 영 이쁘지 않을 뿐더러 더러운 곳에 살고,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까요. 주변에 쥐 좋아하는 사람 본 적 없으시지요. 저는 다람쥐도 쥐라서 싫다는 사람도 봤습니다. ^^ 그런데 서양에선...
[Continue reading: 메마르고 차가운 것이 세상이라지만 – 소설 쓰는 쥐 퍼민]2010년 책 읽기, 카뮈로 시작합니다
새해를 맞아 목표를 세우는 건 꽤 재미있는 일입니다.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이뤄가는 과정을 상상하다 보면 그저 뿌듯한 마음이 생기니까요. 저는 다른 목표는 구체적으로 세운 것이 별로 없습니다만 책 읽기만은 꼭 욕심을 내어 목표를...
[Continue reading: 2010년 책 읽기, 카뮈로 시작합니다]나는 세상이 두려울 때마다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
’요즘 무슨 책 읽어요?’라고 그 사람이 물었습니다. ‘글쎄요…’ 책을 읽기는 하는데 갑자기 무슨 책을 읽느냐고 물어보니 할 말을 잃었습니다. 물론 책을 읽기야 읽습니다.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을, 장 그르니에의 섬을, 댄 브라운의...
[Continue reading: 나는 세상이 두려울 때마다 무슨 책을 읽어야 할까]Read More Posts From Books »
Cocktails
철모르던 시절 눈 내리던 겨울날, 손을 호호 불며 철판 드럼통을...
칵테일의 가장 큰 매력은 마시는 사람의 기분이나 취향, 술을...
그 사람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합니다. 반가움에 번쩍 들어 올린...
Read More Posts From Cocktails »


